즐겨 보고 있는 드라마다.
비밀을 눈치 챘지만 애써 모른 채 하고 싶은 정희주와 구혜원의 감정적 대립이 극적이다.
무엇보다 흥미로운 캐릭터는 정희주의 남편인 안 이사다. 안현성은 아내인 정희주를 위해서 모든 것을 하는 남자다. 드라마를 보다보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저렇게까지 보호해 주는 걸까,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.
내용상으로는 그저 안현성이 정희주를 사랑하고 지키고 싶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. 그런데 11화에서 안현성이 그 캐릭터성을 잃고 폭주해버린다.
안현성은 이 극에서 모든 비밀을 1화부터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.
'호수', '서우재', '아일랜드'.
지키고 싶기 때문에 참았던 거다. 그 엄청난 사실들을 알면서도 말이다. 그런 냉정한 인물이 단 한 화만에 7, 8여 년 유지해온 가정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다?
의심스러워서 뛰쳐 나갔다가 구혜원에게 창피한 꼴을 보인 안현성은 집 앞에서 호흡을 가다듬는다.
ㅡ 차라리 이때 안현성이 이성을 되찾는 게 극과 인물의 일관성에 맞다 ㅡ
그동안 참아왔던 인물이 눈 앞의 물증인 사진 하나에 돌아버렸다? 호수가 애써 자기 아이라고 믿어 왔다라고 독자를 이해시키려는 거라면 그건 독자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본 것이다.
이미 앞선 화에서 희주가 물을 마실 때, 현성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이 "혼자 애를 낳고 키우느라 자기가 고생했지." 라는 식으로 말한다. 고로 사진을 보고 알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.
눈 앞에 현물이 나타나서 못 참았다는 거도 흥미롭지도 않고 설득력도 떨어진다. 1화부터 모든 비밀을 아는 인물이 그동안 희주를 지켜준 게 의미가 없어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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